[책 소개]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A Light Inside)
제가 이 책을 소개하고 싶어서 올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진정 강한 국가가 되려면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시스템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고자 함입니다.
석지영은 1979년 초등학교 1학년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간 이민 2세대입니다. 부모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아버지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어머니를 두고 있고, 예일대 동문인 유대인과 결혼하여 2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1979년도는 박정희가 암살당한 해로서 당시 대학을 다니던 저는 그후 대학은 휴학하던 날이 더 많았고,신군부 등장으로 엄청남 좌절과 실망을 맞보던 암울한 시기이었습니다. 석지영 부모들도 나름대로 우리사회에서는 혜택받고 생활에 부족함이 없을 부와 지위에 있었으나 당시 사회정치의 암울한 시대와 맞물려 보다 나은 미래와 기회를 자녀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민을 결심합니다. 1970년대에 미국은 의사 등 전문직 인력이 부족하자 이들의 이민에 문호를 개방하였는데 석지영 부모도 그 기회를 이용한 것입니다. 당시 서울대 의대 졸업생 중 1/3이 이민을 떠나 지금 그 학번대에서는 서울보다는 LA나 뉴욕의 동창회가 더 인원이 많다고도 합니다.
석지영은 1979년도 초등학교 1학년 나이에 낮선 이민사회에서 처음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아 말 한마디 못하면서 소외감을 느끼나 점차 자신의 내면의 빛을 찾아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중 하나가 틈만 나면 공공도서관에서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독서한 양은 석지영의 문학적 감성과 인간 및 사회에 대한 풍부한 이해로 이어져 훗날 법학자로서 창의적 논문을 쓰는데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석지영이 자라온 환경에서 인텔리로서 자식에 대하여서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고 헌신하며 다그치는 우리네 전형적인 어머니의 열과 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석지영은 어머니의 관심과 개입으로 어려서 피아노, 바이올린을 섭렵하고 미국에서 영재들도 과외를 받아 입학한다는 명문 사립인 맨허튼에 위치한 헌터스쿨에 입학합니다. 그리고 헌터스쿨에 다니면서 발레학교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SAB에서 발레교육을 받고 또 우리나라 음악도들이라면 선망의 대상인 줄리아드 예비학교도 수료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석지영은 헌터스쿨의 교과목 성적은 우수하지 않았지만 아이비리그 하나인 명문 예일대에 입학합니다. 그리고 마샬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옥스퍼드에서 말콤 보위를 지도교수로 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합니다. 석지영이 이 당시 연구한 분야는 보들레르와 프루스트 등 프랑스 시인이었습니다.
그후1999년 석지영은 26세의 젊은 나이에 하버드 법대에 입학합니다. 석지영이 법대를 선택한 이유는, 문학하면서 글을 읽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은 쉬워도 글쓰는 것은 자신에게는 어렵다는 한계를 인식하였기 때문입니다. 석지영은 26살에 옥스퍼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옥스퍼드 출판부와 출판계약이라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음에도 문학에서의 길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느낀 것입니다.
"추상적인 글쓰기에서 잠시 손을 놓아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보들레르나 랭보의 문학을 더 훌륭하게 해석해 낸다 해도, 내가 일을 하면서 느끼기를 바라는 그 느낌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프루스트의 언어를 읽고 또 읽고 싶었지만 그에 대해서 쓰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창의적인 생각과 언어를 통해 인간과 사회에 실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법대 진학이 해결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실적인 결과에 목말라 있었다. 내가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법이 매력적인 일차적 이유는 법이 인간의 삶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때로는 생사의 문제에 관여할 정도로 말이다."
석지영은 젊은이에게 무엇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나는 젊은이들이 자기가 사랑하는 일을 발견하고 추구할 기회를 누기리를 바란다. 여러 가지 발상과 활동, 열정, 그리고 자신들을 온전히 인간적으로 만드는 생각들을 추구하기 바란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춘 이미 정해진 길이 아니라, 자신들의 열정을 따라야 한다., 모두가 똑같은 일을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이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해야 한다. 멋진 삶으로 향하는 너무도 다양하고 많은 길들이 존재한다."
석지영은 1999년 가울 하버드법대에 입학한 첫날부터 법에 완전히 빠졌다고 고백합니다.
"강의실에 있으면 흥분으로 몸이 찌릿찌릿했다. 수업을 위해 교과서를 미리 읽고 싶어 안달이 났다. 수업에 무슨 일이 생길까 기다릴 수가 없었다. 수업 시간에 발언을 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난 깊숙이 들어와버렸고 넋이 나갔고 다시 돌아나갈 문은 닫혔다. 나는 노골적으로 법대를 사랑했고, 완전히 몰입했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 일을 놀이와 구분짓지 않는 인생 길로서 석지영은 법 분야에서 자신의 흥분과 열정을 발견한 것입니다. 결국 석지영은 하버드법대를 졸업하고 잠시 로 클럭과 검사시보를 거친 후 하버드법대 교수지원을 하여 2006년 조교수가 되고 2010년 드디어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 종신교수가 되었습니다.
석지영이 부모를 잘 만나고 운이 좋은 측면아 있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어떤 하나의 기준과 경계를 설정하고 그 기준이나 경계 밖으로 밀리면 인생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권위주의적이고 획일화 된 우리네 교육시스템과는 달리, 개성을 존중하고 무한한 창의를 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이 발현될 수 있도록 교육여건과 기회를 제공하는 미국식 교육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석지영 스토리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미국의 저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식 교육이 평균적으로는 우니나라 교육에 훨씬 미치지 못하더라도 소수의 창의적 학생들에게는 월등한 기회의 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팁으로 우리나라에서 법학을 배우고 법실무에 25년 가량 종사해온 본인도 정작 내 나름의 법에 대한 주관과 소신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실로 옹색하고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왜 일까요? 혹시 주입식, 암기식 교육의 여파는 아닌지 궁금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법률가로서 와 닿는 문장 하나를 소개하고 글을 맺습니다.
"법률 해석은 고통과 죽음의 분야에서 일어난다. 법률 해석 행위는 타인에 대한 폭력의 행사를 예고하며, 그 폭력을 유발한다. 판사는 법의 택스트를 소화하여 판결문으로 만들며 그 결과 누군가는 자유와 재산, 자녀들, 심지어는 본인의 생명까지 잃는다."
로버트 커버라는 법률이론가가 말했다고 합니다. 결국 같은 언어인데 법률언어(판결)는 사람의 생명과 재산, 자유 등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문학의 언어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교보문고 인터넷 소개한 내용입니다]
책소개
- 석지영의 삶, 생각, 열정을 마주하다!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ㆍ인생ㆍ법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2006년 한국계 최초로 하버드법대 교수로 임용되고, 2010년 아시아여성 최초로 하버드법대 종신교수로 선출된 이후 법률교육에 대한 창의적인 교수법과 새로운 발상으로 주목받는 저자가 자신을 만든 진정한 지식과 감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한국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저자의 성장과정과 저자가 선택한 길에 대한 답과 함께 자신의 기억에서 뚜렷하고 의미 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것, 일을 놀이처럼 즐길 것, 언제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위험을 감수할 것, 크건 작건 무언가를 만들고 창조하는데 온힘을 다할 것, 젊은이에게 조언자가 되어 주고 스스로의 조언자도 구할 것 등 저자가 가슴 속에 지니고 살아가는 원칙들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 저자를 형성한 삶에 대한 이야기, 원래 저자의 배경이나 성장과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바랐던 열망이나 삶의 방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들려주며 진정한 공부란 무엇이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삶이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